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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록하는 : Diary

2014-04-22 : 끝나지 않은 비통함과 속상함 그리고 힘겨움

청소년지도사 보수교육을 마치는 날이었다.
힘든 보수교육은 아니었지만 사실 썩 만족스러운 보수교육도 아니었기에
약간의 투덜투덜함이 있었다.

점심을 먹으러 줄을 서서 잠시 휴대폰을 켜보니, 배가 침몰했지만 타고 있던 학생들이 전원 구출되었다는
짧은 헤드라인을 읽고,
큰 일 날뻔했는데 잘했네. 라며 함께 동행했던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.

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뒤로 한채 어느덧.
1주일이 지났다.
정부의 체계적이지 못한 재난대처능력을 볼 수 있었고,
언론은 경쟁체제에서 오보만 쏟아내기 바빴고,
여러 추측들이 난무하는 가운데
스미싱, 사기, 선박직 구속...
그리고

싸늘한 주검으로 부모님을 만나게 된,
가족을 만나게 된 120여명의 희생자들.

사고 초반에는 학생들로 초점이 맞춰서 보도가 되었지만 어느새
카운트는 탑승자 전체를 대상으로 돌아가고 있다.

그렇다. 청소년지도사 보수교육을 마치고 난 뒤 였다.
승객들은 배에서 나온 '움직이지 말라'는 안내방송만 믿고 선내에서 기다리다가
결국 먼저 가지 말아야 할 길을 떠났다.
그 중 만 17세 청소년들도 많았다.

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. 사실 아직도 ...
무엇이 그토록 아이들을 위한 길이었는지
지도사란 무엇인지, 리더란 무엇인지,
내가 일하고 있는 청소년수련시설에서만큼은 자유롭게,
너희들 생각을 펼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,
여기에서만큼은 진심으로 마음 껏 웃고 갈 수 있도록,
노력했다.

하지만
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이란 곳에 떠다니는 배라는 틀안에 결국 아이들을 가둬놔버렸다.

지금 내가 해줄 수 있는 건, 내가 해야 하는 것,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.
근데 왜 자꾸만 내 머릿속은 자신감도 없어지고, 피하고만 싶어지는가.
고민으로 가득한 ...
1주가 지나가고 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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